『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 리뷰: 미래의 행복을 예측하는 뇌, 타인의 경험에서 배우기

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 출처:yes24

우리는 앞으로 어떤 일이 생기면 행복해질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원하는 직장에 들어가거나, 돈을 많이 벌거나, 오랫동안 바라던 목표를 이루면 지금보다 만족스러운 삶을 살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막상 그 순간이 찾아왔을 때도 우리가 예상한 만큼 행복할까요?

대니얼 길버트의 『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는 인간이 미래의 행복을 상상하고 예측하는 과정에서 왜 자주 판단을 잘못하는지 살펴보는 책입니다. 클로드의 추천으로 읽게 되었는데, 책을 다 읽고 나서도 핵심 내용이 선명하게 기억에 남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전자책 389쪽에서 만난 한 문장은 오래 생각해 볼 만했습니다.

사회적 언어적 동물로서 인간의 이점 가운데 하나는, 모든 것을 스스로 부딪쳐서 알아내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경험을 통해 배울 수 있다는 점이다.

나는 이 문장을 읽으며 평소 독서에 대해 생각하던 점을 다시 떠올렸습니다. 책뿐 아니라 영화와 드라마, 만화 같은 다양한 작품을 통해서도 다른 사람의 경험과 생각을 배울 수 있습니다. 직접 겪지 않은 일에서도 배움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은 인간이 가진 큰 장점입니다.

인간은 자신의 미래를 생각보다 정확하게 예측하지 못한다

이 책의 핵심은 뇌가 작동하는 방식을 설명하는 데서 그치지 않습니다. 우리가 미래에 어떤 감정을 느낄지 예상할 때 어떤 오류를 범하는지, 그 판단이 실제 경험과 얼마나 다를 수 있는지를 심리학과 인지과학의 관점에서 살펴봅니다.

길버트는 인간이 미래를 상상할 때 중요한 세부사항을 빠뜨리거나, 지금 느끼는 감정을 미래에도 그대로 느낄 것이라고 예상하는 등 여러 오류를 범한다고 설명합니다. 원하는 목표를 이루면 오랫동안 행복할 것이라고 기대하지만, 실제로 목표를 달성한 뒤에는 생활에 적응하면서 처음 예상했던 감정이 약해질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지금은 견디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 상황도 막상 겪고 나면 예상과 다르게 받아들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어떤 일이 나를 행복하게 할지 판단할 때 무엇을 참고하면 좋을까요?

길버트가 제시하는 방법 중 하나는 비슷한 상황을 이미 경험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살펴보는 것입니다. 미래를 상상하는 자신의 판단에만 의존하기보다, 실제로 그 상황을 겪은 사람들이 어떻게 느꼈는지 알아보는 편이 더 정확한 예측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책에서는 이를 뒷받침하는 심리학 연구들도 다룹니다.

물론 타인의 경험이 모든 사람에게 그대로 적용되는 정답은 아닙니다. 사람마다 성격과 가치관, 처한 환경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다만 아직 경험하지 못한 일을 판단할 때 내 상상만 믿기보다 실제로 경험한 사람의 이야기를 참고하는 것은 좋은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저자가 말하는 타인의 경험은 미래의 행복을 예측하기 위한 방법입니다. 나는 이 생각을 조금 더 넓게 받아들였습니다. 미래를 예측하는 일뿐 아니라, 살아가면서 배우는 많은 것들이 다른 사람의 경험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생각입니다.

출퇴근길의 독서가 내게 의미 있는 이유

나는 매일 출퇴근하면서 운전 중에 책을 듣습니다. 반복되는 이동 시간을 배움의 시간으로 활용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책을 읽거나 듣는다고 모든 내용을 기억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번에 읽은 『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도 마찬가지입니다. 책의 전체적인 내용을 자세히 설명할 정도로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다른 사람의 경험을 통해 배울 수 있다는 문장은 남았습니다.

내가 책을 읽는 이유는 지식을 쌓기 위해서만은 아닙니다. 다른 사람이 오랜 시간 고민한 문제를 접하고, 내가 직접 겪지 않은 상황을 간접적으로 경험하며, 기존의 생각을 다시 살펴볼 기회를 얻기 위해서입니다.

이런 배움은 책에서만 일어나지 않습니다. 영화나 드라마, 만화를 보면서도 등장인물의 선택과 그 결과를 지켜볼 수 있습니다. 어떤 선택에는 공감하고, 어떤 행동에는 의문을 품으면서 나였다면 어떻게 했을지 생각하게 됩니다. 작가가 전달하려는 의미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더라도, 그 이야기는 생각할 거리를 남깁니다.

이번 책을 읽고 특정한 선택을 바꾸었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오히려 평소 해 오던 독서 습관을 왜 이어 가고 있는지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나는 책을 듣고, 기억에 남는 내용을 정리하고, 이렇게 글로 남깁니다. 모든 책이 새로운 깨달음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여러 분야를 꾸준히 접하다 보면 이전에는 몰랐던 개념을 만나고 서로 다른 지식이 연결되기도 합니다. 당장 눈에 띄는 결과가 없어도 이런 시간이 쌓여 내가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무지를 극복하는 일도 여기에서 시작합니다. 내가 모르는 것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다른 사람의 경험과 지식을 통해 배우려는 태도를 갖는 것입니다.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내용도 다른 관점에서 살펴보면 새롭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아주 강렬하지 않아도 남는 것이 있다

솔직히 『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는 내게 특별히 강렬한 인상을 남긴 책은 아닙니다. 읽는 동안 그럭저럭 재미있었지만, 모든 독자에게 꼭 추천하고 싶을 만큼 큰 감명을 받은 것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이 책은 인간이 미래의 행복을 예측하는 방식에 한계가 있다는 점과, 이미 경험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참고하는 방법을 생각하게 했습니다. 특히 다른 사람의 경험에서 배울 수 있다는 문장은 평소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던 독서의 의미와 맞닿아 있었습니다.

행복을 예측하는 인간의 심리와 뇌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읽어 볼 만한 책입니다. 다만 나에게는 책 전체의 내용보다 한 문장에서 출발한 생각이 더 오래 남았습니다.

모든 책이 오래 기억에 남거나 삶을 바꾸는 계기가 될 필요는 없습니다. 어떤 책은 새로운 지식을 남기고, 어떤 책은 기존의 생각을 확인하게 하며, 어떤 책은 평소 해 오던 일을 다시 돌아보게 합니다.

이번 독서에서 내게 남은 것은 다른 사람의 경험을 통해 배울 수 있다는 생각이었습니다. 나는 앞으로도 출퇴근길에 책을 듣고, 다양한 분야를 공부하며, 기억에 남는 생각을 글로 정리하려 합니다. 그렇게 쌓인 배움이 앞으로 세상을 이해하고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모든 것을 직접 겪으며 배울 필요는 없습니다. 다른 사람의 경험에서 배우고, 그 배움을 내 삶에 연결하는 것. 내가 독서와 기록을 이어 가고 싶은 이유입니다.